사로잡힌 밤 (단행본)

“남자가 여자에게 프러포즈하는 이유는 단 하나겠지.” “이유요?” “네가 필요해.” 고백처럼 들리는 건 미련한 마음의 착각이겠지. 수연은 떨림을 추스르기 위해 연신 심호흡을 했다. “죄송하지만 방금 들은 이야기는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 “하실 이야기 끝났으면 이만 나가 보겠습니다.” “복수, 하고 싶지 않아?” 일어서려던 그녀의 움직임이 멈췄다. “복수를 하다니요?” “윤지영 말이야.” “!” “회사를 그만두려는 이유, 윤지영 때문이잖아. 약혼한다는 말에 지레 겁먹고 뒷걸음친 거 아닌가?” 혼자만 간직한 비밀을 그가 어떻게 알고 있는 걸까. 수연은 폭풍처럼 일렁이는 충격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갖은 애를 써야만 했다. 그 와중에도 진헌의 이야기는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하룻밤보다는 결혼이 윤지영에게 더 확실한 복수가 될 거야.” “…….”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한 진헌의 모습에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지난밤처럼 날 잡아. 후회하지 않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