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육체적 관계뿐이야.’
사랑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멈출 수 없었다.
연인이 아니어도 좋았다.
약혼자가 있는 남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규헌과의 관계를 끊어 낼 수 없던 민영.
다음 날 아침이면 사라질 그라도
그의 밤을 가질 수 있다면 어떤 것도 두렵지 않았지만.
“오늘이 마지막이에요. 저 결혼하거든요.”
이 외사랑을 이어 나가기에 민영은 너무 지쳐 버리고 말았다.
“우리 제법 잘 맞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말 진심이야?”
잡아 줄 거라는 기대마저 부질없게 하는 차가운 목소리,
그러면서도 저를 잡아먹을 것 같은 뜨거운 시선.
“의미 없이 몸만 탐하는 관계, 지겨워졌어요.”
그의 마음까지 가지고 싶어
사랑을 끊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