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해져 봐요. 우리, 서로한테 끌린 거 맞잖아요.” 어린 시절 겪은 남다른 아픔을 그저 위로해 주고 싶었을 뿐인데. 어느새 스며든 단얼이라는 남자. “프리허그 따위로는 안 되겠으니까. 정말로 미안할 짓 좀 할게요.” 마침내 온설에게 위로보다 더 큰 걸 요구하기 시작한다. 이 남자가 <지젤>의 남자주인공인 알브레히트처럼 이기적인 사람은 아니라고 믿지만. 따지고 보면 크게 다를 것도 없다고, 온설은 생각했다. 결국 이야기의 끝은 지젤만 억울한 비극이다. “나는 이런 기분, 이런 느낌, 정말로 처음인데.” 사랑이란 건, 아름답지만 몹시 위험한 일. 그걸 알면서도 온설은 그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좀 더 놀다 가요.” 살면서 전혀 누리지 못했던 포근함을, 그에게서 처음 느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