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만은 과인을 평범한 사내로 봐 주길 원하오.” 역의 마음속에서 무자비한 욕망이 끓어올랐다. 그대는 이런 내 마음을 모르겠지. 눈앞의 정연은 얼굴을 붉힌 채 무방비하게 서 있을 뿐이었다. “그대가 처음 감나무에서 떨어져 내 품에 안기던 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 “은애하오. 나의 꽃, 왕비.” 그와 보내는 초야에 잔뜩 긴장하며 눈을 피하던 정연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맞닿은 시선과 흘러나오는 숨소리에서 상대의 긴장이 느껴졌다. 역이 한 발자국 더 다가가자 두 사람의 입술이 금방이라도 맞닿을 듯 가까워졌다. “정연아…….” 그가 처음으로 이름을 불러 주었다. 지극히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이름이 그의 부름으로 특별해지는 것 같았다. 《나의 꽃, 왕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