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 씨, 내가 좋아해요. 생각보다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지은 씨 눈에 내가 최악이 아니라면 우리 한번 만나 보죠.”
거침없는 고백에 그녀는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는 만인의 사랑을 받는 대한민국 톱배우였다.
그런 그가 겨우 두 번 만난 게 전부인 나를 좋아한다고?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런데 왜일까? 자꾸만 거스를 수 없는 본능이 꿈틀거렸다.
그가 가진 모든 것들을 믿어 보고 싶었다.
“지은 씨,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요.”
그녀의 인생 전체를 놓고 위로를 건네는 그의 따스함을.
“어쩌죠? 나 스스로도 잘생긴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근거 있는 그의 유쾌한 자신감을.
그녀는 직감했다.
훗날 돌이켜 봤을 때, 지금 이 순간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거라는 걸.
그렇다면 그가 그랬듯 그녀도 한 번쯤은 직진해야 했다.
그래야만 훗날 후회가 없을 것만 같았다.
“이제 나도 괜찮을 것 같아요. 고마워요, 지은 씨.”
영원 같은 순간을 뚫고 한 걸음을 내디뎌 그녀가 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의 가슴에 머리를 묻었다.
그녀의 인생을 통틀어 최고로 용감했던 10초는 그렇게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