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딴 식으로 사는가 봐?”
하윤오가 내 물주 손님과 함께 호스트바로 왔다.
그것도 대표 이사라는 직함을 달고, 마치 날 때부터 돈이 많았던 것처럼.
가난에 숨 막히는 하루하루, 도움이 되지 않는 부모.
우리는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가까워졌고, 함께하는 미래를 그렸다.
하지만 사랑 하나로 가난을 전부 지울 순 없었다.
고작 돈이 뭐라고, 서로 숨기는 일이 많아졌고 오해가 쌓여 갔다.
“가난이 역겹다고 그랬잖아.”
“…….”
“조금만 버티면 내가 다 해 주겠다는데 이렇게 망쳐 놔야 했어?”
헤어진 지 4년이나 지났으면 그만둘 때도 되지 않았나.
지긋지긋한 과거도, 하윤오도.
그런데 어째서 지금도 눈앞에 아른거리며 나를 괴롭게 하는 걸까.
“형 앞에서 난 항상 엉망진창이야.”
평생 이런 식으로 사는 나와 달리 하윤오는 아닐 줄 알았는데.
우리의 모래성은 오래전 무너진 게 아니었던 걸까.
여전히 그 다정함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나도 참 우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