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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색 (混色) (단행본)

혼색 (混色) (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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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판타지
운명적사랑
애잔물
작가
온슬
사방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비명과 신음과도 같은 소리와 기와를 밟는 소리, 무언가 깨지는 소리. 칼의 날이 부딪치는 소리. 그리고 그의 비웃음 섞인 목소리. “내 도망가라 일렀거늘.” “…….” “내 이름을 기억하느냐. 흑마 말고 내 진정한 이름 말이다.” 귓가에 익숙한 그 목소리가 닿자마자 백아의 눈에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 목소리를 듣자마자 어떻게 단번에 이런 감정이 드는지 쉬이 이해 가지 않았다. 혹시 이를 그리워했던가? 사모하는 마음을 품었던가? 백아가 뿌연 눈을 들어 앞을 봤다. 공중에 널린 형형색색의 천들이 바람에 나풀거릴 때마다, 그의 검은 모습이 틈새로 언뜻 드러났다. 그 사내에게로 백아가 망설임 없이 걸었다. 저벅저벅, 그를 향해 걸어가는 제 발걸음 소리가 그날따라 생경하게 느껴졌다. 눈앞에 날리는 이 검은 천을 들치면 그의 얼굴이 보이겠지. 백아가 떨리는 손을 들어 천을 기울이었다. “치현.” 여전히 그 새카만 머리카락과 차가운 검은 눈동자였다. 하지만 헤어졌을 때와의 얼굴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백아가 흠칫 어깨를 떨었다. 그의 뺨엔 누구의 혈흔인지 붉은 자국이 어지러이 흩어져 있었다. 분명 그의 검은 의복에도 다량의 혈흔이 튀어있겠지만 어두워서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더 처참한 모습이었다.
#집착남
#동정남
#절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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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내강
#동양풍
#가상시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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