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는 나를 죽였다.
가족이나 다름없다고 믿었던 그놈이 채운 목줄을 끊기 위해.
……그런데 내가 왜 숨을 쉬고 있는 거지?
“드디어 일어났네.”
“누구…….”
“니가 부순 차 주인.”
재수가 없으려니 외제 차 위로 떨어져서 목숨을 건졌다.
돈이 썩어 나도록 많아 보이는 사람.
그게 차 주인이자 금성 캐피탈 사장, 권신양의 첫인상이었다.
“아저씨 돈 많아요? 돈 좀 빌려주세요.”
“너 내가 빚쟁이 새끼들한테 매기는 이율이 얼마인 줄은 아냐?”
“상관없어요. 어차피 오늘 죽으려 했어요.”
“너한테 사람 붙일 거다. 돈 갚기 전에 어디 가서 혼자 못 뒈지게 해야지.”
사장은 희한하고 이상한 사람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내게 죽지 않고 원금까지 갚는 조건으로 빚을 달았다.
“내일부턴 그거 입고 출근해.”
그는 왜 나한테 일자리를 제공하면서까지 기회를 주는 걸까.
어쩌면 나도…….
사장이 말한 내일을 기대해도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