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마주친 닉사는 아라에게 가벼운 제안을 한다.
“저랑 술 한잔 더 하고 갈래요?”
“좋아요.”
홧김에 열다섯 시간이나 넘게 걸리는 이곳까지 온 마당에 모르는 타인과 맥주 마시는 것 정도야 별것도 아니었다.
말 그대로 맥주 한 잔만 하고 깔끔하게 헤어졌지만, 아라는 자신의 힘으로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일로 어쩔 수 없이 숙소 관리를 맡은 닉사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그녀에겐 분명히, 이유가 있었다. 절대로 그를 이 늦은 시간에 불러들이기 위한 핑계가 아닌!
“그런데, 좀 실망스럽네요.”
“뭐가요?”
“사용을 잘 못 하는 걸 보니, 진짜 이것 때문에 연락한 거였군요.”
역시 그녀가 염려했던 게 맞았다.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그가 착각할 만도 했다.
“난 또. 혹시나 초대인가 했죠. 그래서 급하게 온 거였는데.”
“아니, 저…… 그, 그게……. 그런, 그런 게 아니라…….”
아라는 당황해서 말을 더듬었다. 얼굴도 사과처럼 붉게 달아올랐다.
닉사는 그런 아라에게 가까이 다가가 거리를 좁혔다.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간격만큼 두 사람 사이가 가까워졌다. 향긋한 비누 향이 아라의 코끝을 스쳤다.
이상했다. 자신의 상태가. 처음 보는 사람인데 가슴이 떨리다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건지.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강렬한 유혹! 《눈만 뜨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