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건 다 가질 수 있는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한 가지가 부족해 삶이 지루한 서준.
그에게 세상은 시시하기만 했다.
“지원이라는 아이는 어떤 아이야?”
회색빛 세상에 빛을 몰고 온 소녀.
처음엔 호기심이었다. 그녀를 입에 올릴 때마다 변하는 민규의 표정이 신기해서.
그러나 그녀를 처음 만난 날 다시 승부욕이 들끓었다.
지원의 시선을 저에게만 향하게 하고 싶었다.
저 눈빛, 저 친밀함, 저 다정함…….
“내 거야.”
“절대 안 뺏겨. 넌 내 심장이야.”
그가 만든 새장에 가두고 보호하는 게 그에겐 사랑이었다.
“네가…… 이제 무서워. 무서워지기 시작했어. 이건 사랑이 아니잖아.”
신뢰가 무너졌다며 떠나겠다는 그녀.
그 말은 핑계로밖에 들리지 않는데, 지원은 그런 그가 끔찍하다고 한다.
그는 처음으로, 진심으로 슬퍼서 울었다.
이지원이 미웠다.
저를 버리고 간 그녀가.
“나…… 기다릴 수 있어. 나를 떠난 네 사랑이, 그 마음이 변해서 나에게 다시 돌아올 때까지.”
지원 없이는 한순간도 행복할 수 없었다.
서준은 지원을 만난 이래 단 하루도 포기한 적 없는 사랑을 다시 피웠다.
지독한 사랑이었다.